"이혼해요, 우리."
지독하게 완벽했던 남편, 서주혁.
3년의 정략결혼 생활 동안 그는 언제나 다정하고 결점 없는 남편이자, 그녀의 완벽한 울타리였다.
딱 하나,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그 여자’의 그늘만 제외한다면.
여리는 그의 상처까지 안아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주혁의 다정함이 사랑이 아닌, 떠나간 첫사랑에 대한 부채감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리고 제 약지에 끼워진 반지가 그 첫사랑에게 주려던 것의 대체품이었음을 알게 된 날,
여리는 마침내 그의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로 결심한다.
"유치한 시위는 일주일이면 끝이야."
하지만 그 오만함도 잠시, 언제나 냉정함을 유지하던 남편의 완벽한 얼굴이 처참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발...제발 한 번만 봐줘.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미쳐서 당신 마음을 너무 아프게 했어. 당신을 그렇게 외롭게 두는 게 아니었는데...미안해..정말 미안해, 여리야......"
뒤늦은 후회는, 온전히 버려진 남편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