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자의 자서전 『석양의 꽃이 피다』는 단순한 한 개인의 연대기적 기록물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텍스트는 대한민국 근현대사가 온몸으로 뿜어내었던 전쟁의 포화, 절대적 빈곤의 보릿고개, 근대화 시기 방직공장의 거친 솜먼지, 그리고 도시화의 격동 속에서 피어난 민초들의 생존 투쟁이 고스란히 각인된 거대한 서사적 영토이다. 그녀의 자서전은 ‘글을 쓰기 위해 삶을 꾸며낸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살아낸 삶이 마침내 무르익어 글이라는 필연적 꽃’을 피워낸 생활 문학의 전형이다. 본 평론은 『석양의 꽃이 피다』의 구조를 10개의 핵심 장으로 세분하여 분석함으로써, 박명자라는 한 여성 문인이 어떻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고, 자식들을 세상의 대들보로 키워냈으며, 노년에 이르러 배움과 비움의 미학을 어떻게 완성했는지 그 의미와 가치를 명쾌하게 규명했다.
- 박덕은(문학박사, 광주특별시문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