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무방〉은 오유권의 소설 『아역의 산장』을 엄종선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무렵 1951년 한 외딴 시골집을 무대로 산속에서 혼자 살고 있는 전쟁 미망인인 집 여주인(윤정희)을 서로 차지하려는 두 남자의 욕망에 사로잡힌 싸움을 통해 또 다른 힘의 지배 논리에 의한 전쟁을 상징적으로 은유하고 있다. 원로 배우 장동휘와 윤정희, 김형일 등이 출연했다.
‘잡놈들의 무리’라는 뜻의 영화 〈만무방〉(엄종선 감독)은 우선 영화적이다. 그것도 작가주의 경향에 가깝다. 그러나 필름에 의한 스크린의 영화는 낡았다. 달리 말해서 물론 원작에 의존했으나 시나리오의 독창적인 시각에 비해 영화감독의 미의식이 고루하고 진부한 것이다. 지속되는 전쟁동안, 낮과 밤의 승리자가 바뀔 때 마다, 대중들은 누구나 살아남기 위해 이편저편의 심중을 헤아리기 바쁜 게 인류적 피해의식이다. 이 같은 전쟁의 결과에 따라 인공기와 태극기를 갈아 치워, 그 하늘 아래 보호받고자 하는 생리가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