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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
글쓴이
안상훈 외 등저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출판일
2005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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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예술
은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인생을 구원한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것은 정신의 승리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영원히 여성적인 것은 우리를 이끈다’는 말처럼, 파이란의 여성적인 것은 삼류 양아치 이강재를 초월적인 세계로 이끈다.

은 아사다 지로의 단편 『러브레터』에 두툼한 살을 입혔다. 조직 내에서 겪는 갈등이나 두목이 친구라는 설정은 원작에는 없는 것이다. 덕분에 영화는 이강재가 죽음을 맞게 되는 동기를 부여하며, 개과천선하는 이강재의 삶을 더욱 극적인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놓친 게 있다.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삼류 인생 이강재가 위장 결혼한 파이란의 장례를 치르며 그녀를 아내로 인정하는 심리적인 반전이다. 영화 에서 이러한 동기를 부여받게 된 것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삼류 인생 이강재를 고맙다고 여기는 파이란의 착한 마음 때문이다.

그러나 원작 『러브레터』에서 파이란에게 느끼는 남자 주인공의 심리는 좀더 복잡하다. 그는 파이란의 죽음을 “너무나 명백하게 경찰도 조직도 묵과한 일이었고, 경찰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공모해서 죽인 거라고 생각한다.” 즉, 남자 주인공은 파이란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의식과 개인적인 애정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 은 이러한 심리적 무게를 개인 중심주의로 좁히고 말았다. 원작에서는 파이란의 직업이 몸 파는 일인데, 영화에서는 세탁소로 일터가 바뀐다. 이것은 장백지라는 배우의 청순미를 십분 활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원작이 지닌 삼류 인생 사이에 교감하는 동질감을 영화로 끌어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남성 캐릭터는 훨씬 더 다양하게 각색되었다. 삼류 인생을 보여주는 이강재의 삶은 기존의 시나리오에서는 찾기 힘든 독특한 캐릭터이다. 남성성의 과잉이 주된 묘사인 풍토에서 이강재의 솔직한 면모는 오랫동안 감동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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