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환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마셜제도 밀리환초로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의 삶과 죽음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전쟁이 끝난 지 80년이 넘었지만, 그곳에서 굶주림과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기록에서조차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 소설은 역사 속에서 이름조차 희미해진 사람들을 다시 불러내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공포, 그럼에도 놓지 않았던 인간의 존엄을 풀어놓는다.
“그날 우리가 먹었던 건 고래고기가 아니었다.”
굶주림에 내몰린 사람들,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야 했던 조선인들, 그리고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삶. 『밀리환초』는 그 참혹한 시간을 한 개인의 삶과 기억을 통해 묘사한다.
그러나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극만이 아니다. 전쟁 이후에도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의 삶과 기억, 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함께 그린다.
잊힌 역사를 다시 기억하는 일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묻는 일이다.
『밀리환초』는 그렇게 기록에서 지워진 사람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내고, 그들이 잃어버린 삶과 꿈을 문학으로 되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