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Celine) 작가의 장편 역사소설 《두 개의 달》(인문공간, 18,000원)이 출간됐다. 이 소설은 연산군 시대에서 중종반정과 기묘사화로 이어지는 격동의 조선을 배경으로, 같은 핏줄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두 자매 은비와 진영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소설은 김정익 대감 집의 맏딸 은영이 세 살 때, 뜻밖의 사건으로 절벽 아래 급류에 내던져지는 데서 시작한다. 죽은 줄 알았던 아이는 늙은 도공 공 노인에게 발견되어 ‘은비’라는 이름으로 자라고, 강원도 산골 가마터에서 흙을 빚고 불을 다루는 도공으로 성장한다. 세월이 흘러 한양의 김정익 대감 집에 여종으로 들어간 은비는 언니의 존재를 모른 채 자란 동생 진영, 그리고 산속 가마에서 일찍이 은비의 재능을 알아보았던 도자기 애호가 이희수와 다시 마주한다.
《두 개의 달》은 신분과 사랑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조선 시대 여성에게 가해진 신분적·시대적 한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흙을 이기고 불을 견뎌 하나의 도기를 완성하듯, 은비와 진영은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나간다.
신분과 격식을 넘어 사람의 됨됨이를 중시하는 북청 무관 박정식, 도학적 신념과 인간적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림 선비 류택림 등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인물들도 두 자매의 삶과 얽힌다. 소설은 신분과 명분이 사람을 가르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사랑이 예법보다 앞설 수 있는지, 이름과 신분을 빼앗긴 뒤에도 인간은 무엇으로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
작품은 총 45장으로 구성되며 초승달, 보름달, 상현달, 하현달 등 서로 다른 달의 이미지를 주요 인물들의 삶과 운명에 겹쳐 놓는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는 두 자매는 마침내 서로의 삶을 비추는 ‘두 개의 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