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금빛 날개를 타고’의 주인공은 복사꽃 피는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당차고 야무진 오마당순이다. 이름처럼 마당에서 태어나, 하고 싶은 공부도 마음껏 할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의 소녀 마당순이. 그러나 그녀에겐 특별한 것이 있었다. 눈동자 가장 깊은 곳에 뜨거운 불씨 하나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대와 상황의 거센 물결에 마당순이의 삶은 유린당한다. 그 과정에서 마당순이라는 이름은 타인에 의해 하루에로, 아키코로 불리운다.
열여섯 나이에 속아서 종군위안부로 가게 된 마당순이는 처절한 삶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전쟁과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이 한 인간의 삶과 한 여성의 몸을 어떻게 짓밟는지에 대해 그녀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본다.
마당순이는 그러나, 그 험한 경험에 패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이 죽음의 현장에서 ‘생명’와 ‘영혼’을 위로한다. 태평양 전쟁의 한가운데, 남양의 어느 섬에서 그녀와 위안부 소녀들이 만들어내는 ‘소원목(所願木)’은 이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다.
생명의 강인한 불씨를 품은 소녀, 달래깨비처럼 절대 죽지 않고 모질게 살아남아 꽃을 피우는 소녀는 결국 전쟁과 죽음, 성적 착취라는 어두운 진흙 속에서 연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