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건 뭐든 AI에게 물어볼 수 있는데, 왜 내가 직접 생각해야 할까? 숙제를 대신해 주고, 긴 글을 요약해 주고, 고민을 털어놓으면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는 AI가 있다면 편하고 좋기만 할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가 생긴다면 선택까지 맡겨도 될까? 『질문으로 답을 찾는 인공지능 시대 인간 수업』은 AI가 점점 더 많은 것을 대신해 주는 세상에서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생각해 보기도 전에 답부터 받아 적는 일이 반복된다면, 결과물은 남아도 스스로 생각하고 해내는 힘은 자라기 어렵다. 그리고 AI가 아무리 많은 답을 내놓아도 그중 무엇을 믿고 어떻게 선택할지는 결국 나에게 달려 있다.
타자기를 쓰자 생각이 달라진 니체, 마법사의 제자가 깨운 멈출 줄 모르는 빗자루, 스마트폰 없이는 시계를 읽지 못하는 마커스, 깨진 그릇을 금빛으로 잇는 사람, 혼자서는 머리조차 빗지 못했던 라푼젤……. 철학자의 일화부터 익숙한 동화, 교실 속 장면까지 열아홉 편의 이야기는 한 편씩 부담 없이 읽히지만 쉽게 덮이지 않는다. 엉뚱하고 재미있게만 보였던 사건이 어느새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각 이야기 뒤에 놓인 〈짚고 넘어가기〉는 생각의 핵심을 살피고 직접 해 볼 활동을 제안한다. 이어서 추론, 조망·공감, 비판적 사고, 사고 확장, 숙고·돌봄, 실천의 '여섯 계단'으로 구성된 〈탐구 질문으로 한 걸음 더〉가 나온다. 정답을 맞히는 대신 자기 생각을 꺼내고, 다른 사람의 자리에서 다시 보고, 판단을 다듬어 오늘의 작은 행동으로 옮기도록 이끄는 질문들이다. 혼자 읽어도 좋고, 교실 토론과 논술 수업, 독서 모임, 가정에서 나누는 대화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AI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AI를 쓰면서도 생각과 판단의 주인으로 남을 수 있는가’이다. 『질문으로 답을 찾는 인공지능 윤리 수업』(2025년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탐구 질문으로 AI 윤리를 풀어낸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박형빈 교수는 이번 책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AI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지키는 법,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며 자기 힘으로 해내는 법을 이야기한다. 수많은 답이 쏟아지는 시대, 이 책이 손에 쥐여 주는 것은 정답보다 오래 남을 질문이다. AI가 더 많은 것을 대신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나의 몫’을 발견하고,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스스로 답해 가는 청소년을 위한 인간 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