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운 사람은 둘인데, 왜 잠을 못 자는 사람은 나일까?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줬을 뿐인데 어느새 상대방에게 말을 전하고 있다. 부모님의 속상함을 달래다가 다른 가족을 설득할 책임까지 맡는다. 동료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더니 다음 날 회사에서는 그것이 나의 입장이 되어 돌아온다.
처음에는 작은 호의였다. 하지만 들어주는 사람에게 동의를 요구하고, 동의한 사람에게 전달을 맡기고, 전달한 사람에게 화해의 결과까지 기대하는 순간, 남의 갈등이 내 일상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는 친구·가족·직장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맡는 사람을 위한 실천형 관계서다.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는 일과 그 사람의 판단에 동의하는 일을 구분하고, 부탁받은 일과 스스로 떠맡은 일을 나누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도움의 범위를 정하도록 돕는다.
“친구라면 내 편이어야지.”
“이 말만 대신 전해줘.”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네가 조금만 더 이해하면 되잖아.”
책은 일상에서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말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대화로 풀어낸다. 이미 한쪽 편을 들었거나 말을 옮긴 뒤에도 자신의 표현을 정정하고 역할을 조정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경계를 세운 뒤 찾아오는 죄책감, 상대의 실망, “너 변했다”는 반응도 함께 다룬다.
무조건 중립을 지키거나 모든 부탁을 거절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안전을 위해 행동해야 할 때와 자신이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할 때를 구분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관계 전체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음을 짚는다.
8부 40개 장과 상황별 경계 대화문 50개, 판단표, 한 장 기록지, 2주 실천 계획을 통해 막연한 다짐을 일상에서 사용할 말과 행동으로 바꾸어보자.
가까운 사람들을 아끼는 마음 안에, 내 생활도 들어갈 자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