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탄소배출량을 적는 일과 실제 공장의 배출량을 줄이는 일 사이에는 수많은 결정이 놓여 있다. 어떤 자료를 누가 측정했는지, 공급망에서 발생한 배출은 어디까지 계산해야 하는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얼마를 투자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ESG·지속가능경영 전문가는 좋은 구호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적 책임의 요구를 기업의 숫자와 행동으로 연결하는 사람이다.
책은 지속가능경영팀이 실제로 맡는 업무를 살피며 중요한 과제를 고르는 기준에서 출발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과 가치사슬의 Scope 3, 탄소 감축 목표와 투자계획, 공급망 실사, 지속가능성 공시를 각각 다른 작업으로 구분한다. ESG 평가에 대응하기 전에 원자료의 출처와 계산 방법, 검토 책임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같은 환경 수치라도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과 공장 설비를 관리하는 사람, 재무와 구매 부서가 가진 권한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준다.
보고 업무와 현장 변화 사이에는 데이터의 품질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승인 절차가 놓여 있다. 어떤 지표를 고치려면 누가 설비를 점검하고 누가 비용을 승인해야 하는지까지 질문하면서 직무의 범위를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 준다.
후반부에서는 여러 이해관계자의 질문을 읽고, 경영전략에 지속가능성을 연결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전문직으로 성장하려면 특정 기준의 이름을 외우는 것을 넘어 사실, 가정, 판단을 구별하고 검증 가능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탄소관리·공시·공급망·전략 분야의 직무를 탐색하는 취업준비생과 기존 업무를 넓히려는 실무자 모두에게, ESG라는 세 글자 뒤의 실제 하루 업무를 보여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