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하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잃어버린다. 바로 자기 자신을.”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회의실을 나온 날, 우리는 스스로를 현명했다고 여깁니다. 아무 일도 없었으니 잃은 것도 없다고 셈합니다. 그런데 밤이 되어 불이 꺼지면 가슴 한쪽이 조여 옵니다. 무서운 것이 없는데 무섭습니다. 우리는 이 조임을 대개 나약함이라 부르고 스스로를 나무랍니다.
『두려움이 가리키는 곳에 당신의 진짜 운명이 있다』는 덴마크의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의 개념과 삶을 함께 따라가며, 이 조임이 가리키는 곳을 읽어 내는 인문 에세이입니다. 『불안의 개념』에서 그는 두려움에는 대상이 있지만 불안에는 대상이 없다고 구분했습니다. 불안은 위험의 신호가 아니라, 아직 정해지지 않은 길이 내 앞에 열려 있다는 신호라는 것입니다.
책은 그의 삶을 따라 자유의 현기증, 대물림된 그림자, 양자택일, 공포와 전율, 고립무원의 다섯 장으로 이어집니다. 황야에서 신을 저주한 아버지와 잇따른 형제들의 죽음, 스스로 돌려보낸 약혼반지, 풍자 신문이 퍼붓던 조롱, 국교회를 향해 든 마지막 펜이 차례로 나옵니다. 어느 장면도 편안하지 않지만, 그는 그 모든 자리에서 두려운 쪽으로 걸었습니다. 책은 가명 저술, 도약, 믿음의 기사 같은 그의 사유를 오늘의 일상으로 옮겨 보여 줍니다. 원문에 없는 해석은 해석이라고 밝히고, 불안을 병으로만 보는 시각도 예찬하는 시각도 경계합니다.
이 책은 불안을 없애는 기술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대신 불안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읽는 법을 건넵니다. 그만두고 싶은 일, 시작하지 못한 일, 끝내야 하는 관계, 아직 하지 못한 말. 불안은 늘 그 자리를 정확히 가리킵니다.
오늘 밤에도 가슴이 조여 온다면, 그 조임을 밀어내지도 그 속으로 빠져들지도 말고 한 가지만 물어보십시오. 너는 어디를 가리키는가. 대답은 천천히 올 것이고, 그 대답이 오는 곳에서 당신이 아직 걸어가 보지 않은 길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