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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노래를 들어라
글쓴이
김근 저
출판사
소나무
출판일
2015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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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근

인천에서 태어나 자라나고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그곳 대학원에서 창석蒼石 이병한 선생의 지도 아래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계명대와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거쳐 서강대 중국문화 전공 교수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수 재직 시절에는 주로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관한 논문을 많이 썼다. 지금은 노원교육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봉사 생활을 하면서 『동아시아를 만든 중국 고전 명시명문 100선』을 집필 중에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 『욕망하는 천자문』, 『한시의 비밀』, 『한자의 역설』, 『예란 무엇인가』,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 등이 있으며, 역서로 『여씨춘추 역주』, 『설문해자통론』 등을 펴냈다. 이 외에 『한부漢賦의 문학적 주체성에 대한 재조명』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책 소개

분야인문
노래는 권력이다

김근 교수는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천착하여 독보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은이는 전작 [한시의 비밀](소나무, 2008)에서 삶의 과잉과 권력의 대립적 관계에서 중국 고전시의 흐름을 톺아보았는데, 권력이 시를 왜곡한 최초의 원형인 [시경]과 초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시의 비밀]에 연이은 이 책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한대(漢代)의 문학 작품을 다루었다.

한대는 중국의 골격이 갖춰진 시기로서, 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작품들은 한부(漢賦)와 악부시(樂府詩)에 집중돼 있다. 상징계를 구성하는 문학적 텍스트를 규범 안의 정전과 규범 밖의 외설로 구분하자면, 한부는 전자에 속하고 악부시는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문학사에서는 전자를 이른바 사대부 문학(또는 정통문학)으로, 후자를 민중문학(또는 속문학)으로 각각 정의?분류한다. 따라서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이 두 가지 작품들을 함께 읽는다면, 전자로부터는 당시에 제도권이 기획했던 사회적 이상과 그에 적합한 주체를 알 수 있고, 후자로부터는 제도의 보호가 별로 없이 실재계나 거의 다름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잉여주체들의 고뇌와 공포를 느껴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문학이 개성에 초점이 맞춰진 글쓰기라면 후자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과는 동떨어진 옛날에 지어진 고전을 굳이 읽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오늘을 비춰 보기 위해서다. 내 모습을 보려면 거울에 비춰 봐야 하듯이 말이다. 이런 거울을 귀감(龜鑑)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다른 거울과 다른 점은 단순히 존재를 비춰 주고 마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주체에게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겉으로는 환상적인 세계를 누리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역사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노예에 가까운 민초들이 겪었던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오늘날의 대중들이 이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점차 고통에 길들여지면서 그간 이루어 온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알기 위해서 귀감이 필요한데, 한대의 악부시만큼 좋은 거울은 없으리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이 시를 통해서 오늘날 우리의 실정이 옛날 한나라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앞으로 우리의 존엄은 되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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