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따스한 봄날의 개나리꽃을 첫사랑으로 시작하여 겨울꽃 수선화의 기다림을 끝으로 자신의 삶, 아니 우리내 인생을 사계절의 꽃으로 표현했다. 한 편 한 편 넘어가다 보면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묻어둔 기억들이 겨울동안 꽁꽁 얼었던 얼음이 흐물흐물 깨어지듯 떠오른다.
그저그런 아름다움이 아닌 죽을 힘을 다해 그려진 33편의 작품에서 살아있는 꽃보다 더 살아있는 꽃과 요정을 만날 수 있으며, 아름답고 선명하게 그려진 꽃과 요정의 환상적인 색감에 시선을 놓을 수가 없다. 봄날처럼 스쳐지나가버린 첫사랑에서부터 아름답던 유년시절, 두 명의 남편과 국적이 다른 두 아들, 군인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토록 사랑했던 모습 등을 하얀 도화지 위에 ‘꽃’과 ‘요정’으로 담아냈고, 특히 사랑이 얼마나 따뜻하고 허망한 것인가를,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끔찍하고 절절한 것인가를, 그래도 왜 꼭 살아가야만 하는가를 33편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