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그림과 다르며, 명칭이 무엇이든 모두 ‘기본부호’가 존재한다. 훈민정음의 자모 28자(ㄱ, ㅋ, ㆁ … ㆍ, ㅡ, ㅣ …), 영어의 알파벳 26자(A, B, C …)가 그 예다.
그동안 그렇게 배우지 않아 낯설겠지만, 한자 역시 문자이기에 당연히 ‘기본부호’가 존재한다. 그것은 모두 아홉 개로, 모든 글자를 구성하며 언제나 같은 뜻으로 쓰인다. 겨우 아홉 개로 어떻게 그 많은 글자를 만들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바로 그 점이 이 문자의 경이로움이다. 훈민정음 역시 고작 28개의 자모로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하지 않았는가?
한자는 의미에 부합하는 글자를 고른 뒤, 실제처럼 배치한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그림처럼 보이는 글자’라는 말이다. 그리고 어떤 장면(사건·일)을 가리켜 의미를 만들어 내는데, 그것이 ‘指事(지사)’의 원리다.
‘육서(六書)’는 한자의 원리가 분명하나 그 실체는 심하게 왜곡되어 있었다. ‘形(형)’은 ‘모양’이 분명한데도 ‘形聲(형성)’을 ‘뜻과 소리’라고 하거나, 단지 발음이 같아서 아무런 관련도 없는 글자를 빌려 썼다는 ‘假借(가차)’의 해석이 대표적이다. 이는 하나의 글자가 상형·지사·회의·형성·전주·가차라는 여섯 가지 원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지, 글자마다 다른 항목으로 구별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한자의 ‘기본부호’와 조자(造字) 원리는 자연 법칙에 근거하며, 글자의 모양을 실제처럼 보이게 하거나 특정 장면을 연상시켜 의미를 창출한다.
그래서 한자는 위대한 인류의 창작물이다.
이 책에서는 교육부 지정 1,800자(한자능력검정시험 3급)를 풀이하였다. (예시 포함 총 4,500여 자)
동영상 강의 : 유튜브 채널 ‘한자해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