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록(부사산 비파호를 날 듯이 건너)』은 정사 서기 성대중의 저술이다. 길이는 길지 않지만 이 한 책 안에 사행일기와 견문록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일본 사행록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상기』는 출발부터 복명할 때까지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고, 『일본록』, 『청천해유록(靑泉海遊錄)』는 일본을 각각 역사지리적, 종합적으로 고찰한 견문록의 성격을 띤다.
이 책의 의의는 무엇보다 일본인들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한일 관계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을 야만이라고 비하하지도 않았지만 동시에 상당히 냉철한 시각으로 거리를 갖고 대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문장의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형식이나 문체에 구애받지 않고 사행 주변의 인정과 세태를 아울러 그림으로써 당시 조선의 인물과 역사를 피와 살이 감도는 따뜻한 것으로 재현해 내고 있다. 사행록이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