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사랑을 요구하지 않는다.”
서림라이프 공동대표 윤서하, 서른다섯.
태강리빙 대표 강태윤, 서른여덟.
업계에서 마주칠 때마다 서로의 기획안을 공격하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두 사람에게 어느 날 황당한 제안이 떨어진다.
결혼하라고? 그것도 저 사람이랑?
오랫동안 경쟁해 온 두 회사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마지막 카드. 두 사람은 결국 사랑 없는 결혼을 받아들이되 세 가지 조건을 정한다.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을 것.
회사에서는 결혼 사실을 철저하게 숨길 것.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을 요구하지 않을 것.
그렇게 회사에서는 라이벌, 집에서는 부부라는 이상한 신혼생활이 시작된다.
그런데 남편이 자꾸 계약에 없는 행동을 한다.
야근하고 돌아오면 따뜻한 저녁이 기다리고 있고, 비 오는 밤이면 회사 앞에 그의 차가 서 있다. 자신도 잊고 있던 커피 취향을 기억하고, 아무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순간에는 경쟁사 대표라는 사실도 잊은 채 서하의 곁에 선다.
그러던 중 공동 프로젝트에 합류한 남자 차도현이 서하에게 노골적인 호감을 보이기 시작한다.
“윤 대표님, 저랑 데이트하시죠.”
그 순간 가장 먼저 표정이 굳은 사람은 다름 아닌 강태윤이었다.
질투할 이유도, 붙잡을 명분도 없다.
사랑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니까.
하지만 계약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서하는 점점 두려워진다.
이 결혼이 끝나는 날, 정말 강태윤과 남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서하는 아직 모른다.
모든 것이 두 집안의 결정이었다고 믿었던 그 결혼에서, 강태윤이 단 하나 직접 선택한 것이 있었다는 사실을.
바로 윤서하 자신이었다.
회사에서는 절대 들켜서는 안 되는 남편.
집에서는 점점 밀어내기 어려워지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계약 조건이었던 두 사람은 결국 그 조건부터 어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