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포장을 뜯으면 그게 다 선물이잖아요
[비틀거리며 비틀즈에게]는 임경남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연애라는 문명? ?겨울 3? ?수금 시대? 등 54편이 실려 있다.
임경남 시인은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났고, 2005년 [문학예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기압골의 서쪽은 맑거나 맛있거나] [비틀거리며 비틀즈에게], 저서 [나 데리고 잘 사는 법]를 썼다.
[비틀거리며 비틀즈에게]에서 은유가 하는 일은 사라진 것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도록 그 의미를 다른 존재에게 옮겨 심는 것이다. 사랑은 모자에게로 건너가 밀림이 되고, 떨어진 글자는 씨앗이 되어 문장이 된다. 전이는 생장이 되고, 생장은 다시 향방을 얻는다. 그 향방의 끝에는 언제나 ‘나’ 아닌 무엇이 있다. 사랑이 하나의 감정을 넘어 윤리의 시학이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사랑의 반대는 이별이 아니라, 더 이상 아무에게도 가지 않는 것이며 타자의 슬픔에 감응하지 않는 것이다.
비틀거림은 방향의 상실이 아니라 직선의 포기다. 임경남의 시는 불안정한 몸을 억지로 반듯하게 세우지 않는다. 비틀거리며 사랑하고, 비틀거리며 이별하면서도, 다시 세계 쪽으로 간다. 어쩌면 시란 길을 잃지 않는 기술이 아니라, 길을 잃은 뒤에도 다시 방향을 만들어 내는 기술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비틀거리며 비틀즈에게]를 덮은 뒤 오래 남는 것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하나의 벡터다. 벡터는 도착한 자리가 아니라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에 의해 규정된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다. 사랑은, 끝내 누군가에게로 가는 일이다. (이상 신수진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