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사람은 이 시의 끝 문장을 읽지 않아도 될까?
[기쁨이 자라난 얼굴로]는 안규봉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으로, ?세 가지 은유? ?매직 2100? ?침묵의 나선? 등 51편이 실려 있다.
안규봉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났고, 2019년 [시와 사상]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기쁨이 자라난 얼굴로]를 썼다.
안규봉 시인의 시는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는가. 이정표는 그의 시에 반복하는 형용모순이다. 도착하게 되는 곳은 우리의 이성과 감성이 더 이상 온전히 작동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이다. “이별의 방법을 모르는 말들”(?목장원?), “텅 빈 호주머니 속에서 태어나지 못한 감성들”(?For a few emotions more?), “흔적이 사라져 버린 길 위에서”(?처럼과 처음 1992?) 등과 같은 표현처럼 줄곧 시인은 언어와 감성과 표상이 부재하는 무(無)로부터 사유할 것을 권유한다. 또한 “모르는 관계에서도 서사가 형성된다”라거나 “입자를 측정하려는 순간 다른 형태로 달아나는 게/양자역학의 일이라면”이라는 시구처럼(?조깅?), 그는 아직 성립되지 않은 서사나 미시 우주의 ‘불확정성’을 인간 실존에 대한 사유에 도입하는 듯 보인다. 따라서 작품 전반의 비논리적이고 감각 해체적인 구성은 이성의 논리를 부정하는 실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이성과 감성이 뒤로 물러난 그 이후는? 그러한 반문 속에서야 비로소 그의 시는 실체를 보인다. (이상 박동억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