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철학자이기 전에 '읽는 인간'이었습니다. 스물넷에 고전문헌학 교수가 된 그는 한 문장 앞에서 며칠을 머무는 느린 읽기를 몸에 익혔고, 평생 자신을 "읽기 선생님"이라 불렀습니다.
이 책은 니체가 읽기와 독자에 관해 남긴 글을 독일어 원문에서 직접 옮겨 한자리에 모은 것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안티크리스트』까지, 열두 권 남짓한 책에 흩어져 있던 대목을 주제별로 여덟 갈래로 엮었습니다. 피로 쓴 글만 사랑한다는 선언에서 시작해, 소처럼 되새김질하는 읽기, 사람을 망치는 나쁜 읽기, 무엇을 읽을 것인가를 거쳐, 읽기가 어떻게 삶으로 이어지는지에서 끝납니다.
각 장은 니체의 글을 먼저 옮기고, 그 글이 놓인 자리와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뜻을 풀었습니다. 빠르게 읽고 금세 잊는 시대에, 백여 년 전 니체가 던진 물음과 사색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