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실(?室)은 보통 실내에 있지만, 숲속 화실은 조망이 좋은 산야나 숲속 등, 야외에서 산책하다가 만난 새로운 개념으로서의 그림 그리기 공간이다.
숲속 화실은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기에 무엇보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든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계절마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그 산줄기에서 뻗어 나간 여러 정맥과 산줄기를 따라 우리 산하의 풍경과 기운을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더욱 깊이 담으려고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출간했다.
최근 1년간 숲속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던 기록을 정리해 보니, 이번 겨울에 서른 곳의 산과 들녘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그렸다. 숲속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느낀 점을 꾸준히 글로 남기는 습관을 이어왔고, 그 기록들이 쌓여 이렇게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사계절 중에 겨울 시즌 12월부터 2월까지 숲속 화실 기행문으로 이어졌다.
겨울은 나뭇잎이 떨어져 드러난 산의 골격과 능선을 마주하며, 강한 먹선과 깊은 농담, 넓은 여백을 통해 겨울 산의 고요하고 절제된 기운을 화폭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산의 본질과 생명력을 일필휘지의 선으로 표현할 수 있다.
숲속 화실은 자연의 시간을 따라 마음을 비우는 여정이다.
자연과 함께 숨 쉬며 한 걸음 걷고, 한 번 머물고, 한 획을 그을 때마다 자연은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고 마음을 깨워준다. 즉, 예술 수행(修行)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이 숲속 화실을 꿈꾸는 많은 분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어, 자연과 예술이 함께하는 기쁨을 널리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