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는 한국 사람에게 가까운 외국어입니다. 어순이 비슷하고, 한자를 바탕으로 한 낱말도 많습니다. 「約束」을 '약속'이라고 읽는 사람에게 やくそく는 아주 낯선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미 아는 말이 새 언어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줍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가나 표 앞에서 멈춥니다. 46자를 외우다 지치고, 음독과 훈독의 갈래에서 길을 잃고, 활용표를 들여다보다 책을 덮습니다. 외울 것이 많다는 부담에, 왜 그런지 모른 채 외워야 한다는 막막함까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배우는 순서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가나를 외우기 전에 그 글자가 어느 한자에서 나왔는지 살펴보고, 한자를 익히기 전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들여다봅니다. 활용형을 외우기 전에는 말의 쓰임에 따라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합니다. **’이해하고 외우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생각이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끕니다.
물론 이해했다고 저절로 외워지지는 않습니다. 이해는 기억할 단서를 만들어 주고 외우는 부담을 덜어 줄 뿐입니다. 그래서 각 장 끝에 「확인해 보기」를 두고, 앞에서 배운 내용을 뒤에서 다시 만나도록 짰습니다. 한 번에 모두 외우기보다 여러 번 만나며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한 것입니다.
한국어를 쓰는 학습자의 눈높이에서 쓴 책입니다. 한국어와 다른 소리는 따로 짚고, 한국 한자음과 일본어 음독 사이의 대응 관계를 정리했으며, 한국어의 발음 습관 때문에 혼동하기 쉬운 부분도 미리 살폈습니다. 한국어를 아는 것이 어디에서 도움이 되고 어디에서 주의가 필요한지 함께 안내합니다.
글자 하나를 익히는 데서 시작해 여행지의 안내판을 읽고 가게에서 말을 건네기까지. 그 길을 한 계단씩 밟아 갈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어제 읽지 못했던 낱말 하나를 오늘 읽을 수 있다면, 이미 한 걸음 나아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