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그 두려움에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했을 뿐이다.
우리는 사람이 언젠가 죽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정작 "죽음이 두려우신가요"라는 질문 앞에 서면,
대답은 언제나 "그냥 무서워요"에서 멈춘다. 코칭과 강의 현장에서 저자가 목격한 이 멈춤은,
우리가 죽음을 몰라서가 아니라 죽음을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어서 생긴다.
저자는 중학교 1학년,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이 물음을 처음 맞닥뜨렸다.
이사 후 몇 해 뒤에는 오빠를 떠나보내며, 조용히 건네주려했던 물건이 사실은 신호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신호는 있었지만 그것을 읽어낼 눈이 그때는 없었다. 이 책은 그 눈을 갖추기 위해, 저자가 자신이 지나온 죽음들을 하나씩 다시 꺼내 놓은 기록이다.
이 책은 여섯 개의 걸음으로 이어진다.
- 나의 죽음, 너의 죽음, 그들의 죽음 _ 장켈레비치의 세 인칭 구분으로 지나온 죽음들을 되짚는다.
- 이름이 없는 두려움 _ 막연한 "무섭다"를 다룰 수 있는 크기의 감정으로 풀어낸다.
- 두려움을 안고도 살아지는 하루하루 _ 아이의 죽음 인식부터 회피의 습관까지, 일상 속에서 죽음과 동거하는 법을 들여다본다.
- 마지막 순간은, 누구의 것인가 _ 뇌사와 연명의료, 존엄사를 둘러싼 정의와 선택 앞에 선다.
- 몸이 사라진 뒤에도, 말은 남는다 _ 추모 챗봇과 디지털 유산 앞에서,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자리를 확인한다.
- 죽음을 알고 난 뒤 _ 메멘토 모리를 삶의 우선순위로 옮겨, 오늘 다시 무엇을 선택할지 묻는다.
부록으로는 책을 덮은 뒤에도 질문이 이어지도록 라이프벨 싸나토코칭의 메멘토모리 질문지를 함께 싣는다.
가까운 죽음을 지나왔지만 아직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못한 사람, 가족의 연명의료 결정을 앞두고 있는 사람, 상담과 코칭 현장에서 죽음을 다뤄야 하는 실무자, 그리고 기술이 더 정교해질수록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묻고 싶은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죽음은 사라져도, 존재는 잔상으로 남는다.
그 잔상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부터, 오늘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