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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epub] 초대받은 침입자
글쓴이
정준호 저
출판사
부크크
출판일
2026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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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교육/환경
로봇은 문을 부수고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가 문을 열어 주었다.

열다섯 해 동안 발전소 순찰로를 걷던 남자가 있다. 어느 아침, 그의 자리에 네 다리로 걷는 점검 로봇이 선다. 그는 해고되지 않았다. 대신 자기 일을 처음 해 보는 기계의 뒤를 한나절 동안 따라 걷는다.

그런데 그 로봇을 사기로 결정한 회사의 주주 가운데에는 그의 퇴직연금이 든 펀드도 있었다. 그는 로봇에게 자리를 내준 사람이면서, 아주 작은 몫이나마 로봇이 벌어 줄 이익을 나눠 받을 사람이다.

피지컬 AI를 다룬 이야기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어느 회사가 앞서는지를 말하거나, 기계가 우리를 감시하고 삶에 침입한다고 경고한다. 이 책은 그 어느 쪽에도 기대지 않는다. 저자가 들여다본 장면 어디에서도 로봇은 허락 없이 들어오지 않았다. 언제나 누군가 값을 치르고 서명한 뒤에 상자를 열었다.

다섯 개의 문, 열일곱 개의 장면

이 책은 로봇이 우리 삶에 들어오는 다섯 개의 문을 차례로 연다.

-감정이라는 첫 번째 문. 죽은 딸의 목소리에 매달 요금을 내는 부모가 있다. 결제를 끊으면 딸을 두 번 죽이는 것일까.
-일자리 전쟁. 25년 동안 지게차를 몬 아버지는 같은 일을 배우겠다는 아들을 말려야 할까. 무인 공장의 이익은 주주총회의 박수 속에서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희토류는 어디에서 오는가.
-집으로 들어온 타자. 아이가 엄마보다 로봇을 더 따를 때, 여든셋 어머니가 돌봄 로봇을 큰아들 이름으로 부를 때, 부부의 침실에 로봇이 놓일 때 가족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거실 로봇이 삼 년 동안 녹음한 소리가 이혼 법정의 증거로 나온다면?
-폭력과 분배. 병사 대신 드론이 싸우는 전쟁은 더 쉽게 시작되지 않을까. 아이들이 배달로봇을 걷어차면 죄가 될까. 로봇이 번 돈에는 누가 세금을 매기는가.
-마지막 질문. 일을 기계에 넘긴 사람은 그 뒤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장마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 뿌리를 둔 장면 하나로 시작한다. 장면은 머지않은 어느 날로 그렸지만, 뒤따르는 사례와 연구, 법 조문은 모두 이미 있는 것들이다. 찬성과 반대의 근거를 함께 놓되 근거의 무게가 다르면 다르게 썼다. 장마다 끝에는 저자의 판단을 적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는 말로 물러서지 않고, 독자가 반박할 수 있도록 판단마다 근거를 함께 밝혔다.

이 기계를 들이기로 결정한 사람은 누구인가

로봇을 들이는 사람은 장마다 바뀐다. 슬픔을 견디려는 어머니, 아이 곁에 누군가를 두고 싶은 부모, 외로움을 덜고 싶은 사람이 결제 버튼을 누른다. 회사와 국가는 일터와 전장에 로봇을 배치한다. 그리고 그 결정의 대가를 가장 먼저 떠안는 사람들은 대개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이다.

사람들은 새 로봇의 상자를 열 때 이 기계가 무엇을 해 줄지를 먼저 묻는다. 이 책은 그보다 먼저, 기계를 들이기로 결정한 사람과 그 결과를 겪는 사람이 각각 누구인지를 끝까지 묻는다.

문을 연 것은, 처음부터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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