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악이라면, 악은 왜 성공했는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원작자 고나무가 '전두환'을 다시 읽는다. 역사도 이야기라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자가 그 주인공이 된다. 1979년 10월 26일, 절대 권력이 사라졌으나 민주화는 유예된다. 저자는 이 역사 속에서 누가 능동적 캐릭터였고 또 누가 수동적 캐릭터였는지 살핀다.
『독재자의 비밀』은 2013년 출간된 『아직 살아 있는 자 전두환』의 개정증보판이다. 추가로 취재한 내용과 새 원고를 더해 구성을 전면적으로 바꾸고, 2026년의 시점에서 기존 서술을 바로잡았다. 저자가 역할을 다했다고 여겼던 이 논픽션은 2024년 12월 3일 밤 이후 다시 쓰일 이유를 얻었다. 그가 특히 대화하고 싶은 독자는 '1994년생'이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본 지 약 1년 만에 현실의 비상계엄을 목격한 세대와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저자는 1979년 가을로 향한다.
"전두환은 딜레마에 시달리던 관료와 재계, 군부가 함께 만든 괴물이었다."(144쪽) 저자는 최규하를 피해자나 방관자로 보지 않고 '부작위범'으로 규정한다. 슬프게도 우리가 아는 이 역사에서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전두환이었다.
전두환을 악마로 규정하는 것만으로는 그의 권력 장악을 설명할 수 없다. 그에게도 두려운 상대가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했다. "내게 전두환은 어떤 인간인가?"(309쪽)라는 저자의 질문은 이제 독자에게 돌아온다. 우리는 그를 어떤 인간으로 정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