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면에 걸친 발해 사람들의 생활은 그들의 터전인 영토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이들의 생활 모습은 이들의 살았던 영토를 인문지리, 즉 역사지리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펴야 할 것이다. 발해의 역사지리에 대한 연구는 두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하나는 조선의 실학자에 의한 연구였으며, 다른 하나는 일제의 어용사가에 의한 연구였다. 후자는 일본의 시대적 환경에 맞춰 발해의 역사지리를 심하게 왜곡하거나 날조하였다. 발해사의 연구에 있어 조선의 실학자들이 새로운 각도에서 연구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발해의 역사지리를 우리 민족사의 한 부분으로 확신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일제 어용사가와 현재 중국의 학자들에 의해 발해의 역사지리는 크게 왜곡되었다. 이들이 남긴 해악은 발해의 영토를 대폭 축소하고 그 영토까지 당나라에 포함시킨 동시에 행정의 중심지와 여러 지역을 엉뚱한 곳으로 비정하였다. 이 책에서는 외국인에 의해 왜곡된 발해의 역사지리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실학자들이 거둔 연구 성과를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일제 어용사가와 중국의 연구자에 의해 왜곡된 연구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하고 논증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숨겨져 있던 발해의 역사 지리문제에 대해 바로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