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술이 반드시 좋은 사업이 되지는 않는다. 92개 투자기업의 사례로 살펴보는 푸드테크 사업화의 조건
푸드테크라고 하면 대체육이나 배양육 같은 새로운 음식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푸드테크는 식품 제조에만 머물지 않는다. 농축수산물이 생산되고 가공·제조되어 유통되고, 주문과 조리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의 문제를 기술과 사업 모델로 해결하는 산업이다. 스마트팜의 환경 제어, 농기계 자율주행, 가축의 생체·행동 데이터 분석, 식자재 유통과 외식 매장 자동화까지 그 범위는 넓다.
저자 전화성은 2003년 프랜차이즈 주문 시스템을 개발하는 씨엔티테크를 창업한 뒤 초기기업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으로 활동을 확장했다. 그동안 투자한 기업 중 농식품·푸드테크·애그리테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은 140개가 넘는다. 이 책은 그중 투자 이후 일정 기간 성과를 관찰할 수 있었던 92개 기업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다.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시장 선택의 오류, 재고와 현금흐름 관리의 어려움, 농업로봇의 현장 적용 문제 등 사업화 과정에서 마주한 시행착오도 함께 살핀다.
1장에서는 푸드테크의 범위를 짚고, 2장에서는 92개 투자기업을 사업 모델별로 분류해 산업의 구조를 살펴본다. 3장에서는 농식품 산업을 생산, 가공·제조, 유통·물류, 판매·매장 운영의 4단 밸류체인으로 정리한다. 4장은 창업자가 먼저 결정해야 할 시장과 고객의 문제를 다루며, 5장부터는 생산 단계에 초점을 맞춰 스마트팜의 경제성, 약용·기능성 작물, 농업로봇, 농기계 데이터, 축산과 양식의 변화를 분석한다.
책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기술의 우수성만으로 사업의 성공을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생산량이 늘어도 전력비와 인건비, 설비 투자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지속하기 어렵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고객이 도입할 만한 경제성을 갖추고, 반복 구매와 이익, 현금흐름으로 시장성을 증명해야 한다. 투자회수기간과 가동률, 현장 운영 안정성 등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창업자가 자신의 사업 모델을 점검하도록 돕는다.
푸드테크·애그리테크 분야의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 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 농식품 지원사업 담당자에게 유용한 책이다.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이 왜 비용을 지불하며, 그 결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사업을 만들 것인지 질문하게 한다. 「푸드테크 사업화의 원칙」 시리즈의 첫 권으로, 다음 권에서는 가공과 제조 단계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