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넘어 세상과 마주하는 기록
책을 만들고 매번 서문을 작성할 때마다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퇴고를 세 번이나 거쳐도 오탈자와 역사적 사실에 미흡한 부분들이 있고,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들다 보면 끝이 없는 교정 작업의 늪에 빠지곤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출간을 미루기만 해서는 안 되는 상황 속에서 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나의 책은 애초에 완벽을 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점만큼은 스스로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인생의 역작을 남기겠다며 10년에 한 권꼴로 책을 낼 수도 있겠지만, 과연 빛보다 빠르게 변하는 이 세상에서 그것이 진정한 최선일까 자문해 봅니다. "완벽은 선의 적이다(Le mieux est l'ennemi du bien)"라는 볼테르의 말처럼, 지나친 완벽만을 추구하다가 이 책을 세상에 선보일 소중한 기회마저 잃어버릴까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리하여 미력한 글이나마 독자들을 위해 용기를 내어 세상에 한 권의 책을 내어 놓습니다.
어느덧 전체 시리즈 10권 중 8권이 출간되었고, 이제 9권과 10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여진의 금나라 왕조 기간 중 '소요순(小堯舜)'이라 불리던 금나라 세종의 치세가 저물고, 이제 역사에는 장종, 위소왕, 선종, 애종, 말제까지의 황제들만 남았습니다. 말제는 사실상 채 하루도 제위에 오르지 못하고 비극을 맞이했기에, 실질적으로는 4명의 황제 시기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금나라의 역사를 깊이 공부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은, 왕조가 결코 방탕하고 나태한 세월 속에서 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여진족은 거대 제국 몽골과의 피비린내 나는 사투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강렬하고 묵직한 이미지를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이제 이 시리즈의 후반부는 몽골의 등장과 금나라와의 치열한 쟁투, 그리고 남송과 몽골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 쳤던 금나라의 눈물겨운 투쟁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물론 몽골과 관련된 이야기는 세상에 너무나도 흔하지만, 이 책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여진 완안부(完顔部)의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주된 서사 역시 완안부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피 터지게 전개될 여진의 흥망사를, 독자 여러분께서도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끝까지 함께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6년 8월에 기본 자료를 만들고 2026년 9월25일 10시 56분에 최종 퇴고를 마치다. HistoryInsight Writer You(통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