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하는 것은 어지간한 공력이 아니고서는 그리 ‘만만하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즈키 다이세쓰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이 책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1927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2년 동안 오사카의 어느 선사(禪寺)에서 벌인 10차례의 강연 기록을 모아놓은 일종의 강연집이다.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1세기에 가까운 95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한 스즈키 다이세쓰는 불교학자로 또 사상가로서 자국 일본보다는 오히려 서구에 더 이름이 알려진 학자였다. 오늘날 에리히 프롬이나 칼 구스타프 융 등 서구의 대표적 지성들이 불교를 운위하는 바탕에 스즈키 다이세쓰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서구인들이 이해하는 선불교의 기초는 선불교를 서구에 소개하는 데 일생을 바! 친 스즈키 다이세쓰의 노력에 상당 부분 힘입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일은 아니다. 오래되었으나 새로운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선불교 입문의 고전적 반열에 들어선 이 책을 통해 ‘경험’과 ‘신비주의적 체험’을 강조하면서 선불교의 역사와 일화 그리고 선불교의 여러 개념들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한 선사(禪師)의 육성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