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눈으로, 당신의 일상 공간을 해설해드립니다.
이 책의 저자는 스페이스 도슨트를 자처한다. 깊은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미술 작품을 일반인이 감상하기 쉽게 해설해주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공간이 품은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 공간은 공원과 광장, 교회, 박물관, 백화점과 팝업 스토어를 가리지 않는다.
그는 이번 책에서 36개의 공간을 큰 공간, 작은 공간, 높은 공간, 낮은 공간, 옛 공간, 요즘 공간으로 분류했다. 높은 공간에 롯데월드타워와 청와대가 나란히 배치된 것을 보면 구분 자체에 철학적 사유가 포함되어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큰 공간에 포함된 이유도, 비교적 최근에 지은 주한스위스대사관이 ‘옛 공간’에 포함된 이유도 바로 이해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의 공간을 공유했던 사람들의 바람이 보이고, 늘 마주하던 공간에 중첩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건축과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의미 있는 산책과 여행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훌륭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