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미의 아버지는 원폭 피해자이지만 자녀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일본인으로 살아간다. 마스미는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자신이 한국인이었음을 알게 되는데 그 때 받은 충격으로 자살을 결심하는 등 방황한다. 결혼 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채울 수 없는 허전함과 일상생활 속에서 그녀는 일탈을 꿈꾸게 되고 결국 별거를 하는 중 작은 바(bar)에서 외과 의사 준페이를 만난다.
그들의 만남이 거듭되면서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는데 마스미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그리고 중년여인이 되어가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우울증세를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스미는 자아를 인정하지 못하고 거울 속의 자신을 거부하면서 자살을 하고 저 세상으로 떠난다. 한 마디의 말도 없이 준페이를 그렇게 떠났다. 우울증을 보이는 마스미의 자기분열적인 모습과 그런 여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이해해 주며 끝까지 지켜주는 따뜻한 사랑의 소유자 준페이의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