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아름다운 동화다. 그토록 풍요롭고 복되다!”
1855년 4월 2일, 쉰 살 생일에 안데르센은 자서전의 첫 줄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열한 살에 아버지를 잃었고, 열네 살에 13릭스달러를 들고 간 코펜하겐에서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왕립극장은 그의 원고를 돌려보내며 모국어 지식조차 없다고 적었고, 라틴어 학교 교장은 그를 비웃었습니다. 어머니는 그가 먼 이탈리아에 있을 때 빈민 구호소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모든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어떻게 첫 줄에 아름다운 동화라는 말을 놓을 수 있었을까요.
『내 삶도 한 편의 동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시사철 시리즈’ 여섯 번째 권으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생애와 동화를 사람이라는 한 낱말로 읽어 내는 인문 에세이입니다. 책은 다섯 장으로 이어집니다. 스스로 길을 떠난 아이, 상처가 다정한 이야기가 되는 과정, 손을 내밀어 준 이들의 이름, 「벌거벗은 임금님」과 「인어공주」와 「꿋꿋한 주석 병정」이 남긴 지혜, 그리고 결국 사람이 남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안데르센을 다듬어 세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거절 편지를 받던 날과 서운함을 못 이겨 편지를 다시 쓰던 날도 그가 남긴 편지와 일기를 빌려 그대로 옮깁니다. 그를 버티게 한 것은 마차에서 만난 낯선 부인, 후견인 요나스 콜린, 일요일마다 걸어간 잉에만의 집, 마지막 여름을 내준 멜키오르 가족이었습니다. 장마다 그의 장면 하나와 오늘을 사는 독자의 장면 하나가 나란히 놓이고, 끝에는 오늘 밤 해 볼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붙습니다.
독자는 이 책에서 이력서의 칸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됩니다. 칸과 칸 사이에는 나를 버티게 한 사람들과 그들이 건넨 말이 있습니다. 안데르센은 지나온 날들을 지우지 않고, 그 날들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 내 삶에서 장면 하나를 골라 동화의 첫 문장처럼 적어 보십시오. 그 한 줄에서부터 초라해 보이던 당신의 날들이 한 편의 이야기로 읽히기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