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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를 안무하다
글쓴이
김성용 저
출판사
위드
출판일
2026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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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에세이
“무용은 말로 할 수 없는 말이다.”
150여 편의 작품을 만든 안무가, 전 국립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감독 김성용이 결과가 아닌 ‘상태’에서 출발하는 창작에 대해 처음으로 털어놓은 에세이.
“김성용의 작품은 바뀌고, 변화하는데 그 작품 안에서 김성용이 보이지 않는다.”

오랜 스승인 일본 컨템퍼러리 무용가 야마다 세츠코가 건넨 이 한마디는 안무가 김성용에게 10년 가까이 사라지지 않는 질문이 되었다.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가, 국립현대무용단 제5대 단장 겸 예술감독을 거치며 150여 편의 작품을 만들어 왔지만, 작업이 끝날 때마다 이상한 공백이 남았다. 작품은 남았지만 나는 남지 않았다는 감각. 그 공백 앞에서 그는 다시 묻기 시작한다. ‘진짜 작품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상태를 안무하다』는 그 질문을 끝까지 따라간 시간의 기록이다. 저자가 오랜 시간 끝에 다다른 창작방법론 ‘Process init’은 의미보다 반응에서, 완성보다 상태에서 출발한다. 동작을 주기 전에 먼저 몸의 소리를 듣고(Listen to your body), 처음 움직였던 이유를 놓쳤을 때는 다시 몸으로 돌아온다(get in again). 무용수를 결과를 재현하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과정을 통과하는 ‘프로세서’로 부르는 이 방식은, 저자의 말처럼 “내가 약해졌을 때 태어났고, 그래서 더 오래 남았다.”

책은 4부 29편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감각이 시작되는 지점」은 취리히, 호치민, 서울 삼청동, 이탈리아 살레르노에서 만난 사람과 장소가 그의 감각을 어떻게 깨웠는지 들려준다. 말없이 손을 잡고 걷던 취리히의 산길, 물감 범벅이 된 벤틀리 위에서 춘 축무, 정신과 의사이기도 했던 협업자가 자정에 건넨 수영이라는 ‘처방’까지, 안무가 동작 이전에 장소와 사람과 갈등의 밀도 속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2부 「함께 존재하는 시간」에서는 오랫동안 겪어 온 공황장애와 폐쇄공포증을 몸이 보내는 언어로 다시 읽어낸 경험, 프로이트의 자유연상에서 발견한 안무의 실마리, 폴록·로스코·모네에게서 배운 작업의 태도, 그리고 미국 벨헤븐대학교에서 만난 ‘가족’ 이야기가 이어진다.

3부 「흔들리면서도 계속되는 방향」은 Process init이 현장에서 부딪힌 순간들을 숨기지 않는다. 공연을 한 달 앞두고 무용수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날 먼저 연습실을 나와야 했던 외로움, 결코 친절하지 않은 방식을 무용수들에게 요구하는 데서 오는 근심까지 정직하게 적었다.

4부 「거짓 없이, 나답게」는 작품과 관객, 새로움과 고유함, 예술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무용을 “자기를 보게 하는 예술”이라 말했던 또 한 명의 스승 다카야 세이지의 마지막 뒷모습으로 닫힌다.

이 책은 무용의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남의 기준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상태에서 출발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무대에 서는 무용가와 안무가는 물론, 자기만의 것을 만들고 싶은 모든 창작자, 그리고 정답을 찾는 데 익숙해진 채 자기 감각을 잃어버린 독자에게 건네는 조용하고 정직한 문장들이다.

■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무용·연극·미술 등 몸과 감각으로 작업하는 예술가와 예술 전공생
· 자기만의 언어와 방식을 찾고 있는 모든 창작자
· 현대무용을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했던 관객
· 남의 기준보다 자기 감각을 믿는 법을 다시 배우고 싶은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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