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 참으로 묘한 형상이로다! 연꽃, 덩굴무늬, 비천 등 각종 길상이 아로새겨진 몸체는 마치 새우젓 항아리를 엎어놓은 듯하고, 종고리에 오른 용은 어찌 그리도 가뿐 숨을 몰아쉬며, 하늘 향해 솟아오른 원통은 대체 무엇인가?"
종은 악기로, 부장품으로, 의식구로, 신호도구로, 권력의 표징으로, 심지어 도량형기로까지 예로부터 인류의 삶이 녹아든 위대한 발명품의 하나였다. 즉 금속으로 빚은 최초의 소리도구이자 인류문명의 탄생과 진화의 이기였던 것이다.
이 책은 '코리언 벨'(Korean Bell)이라는 세계적인 학명을 얻을 만큼 우수한 우리 종의 참다운 실체를 알리고, 한국종의 그 특이한 생김의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논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법고창신의 자세로 연구해온 저자 곽동해의 지난한 연구 과정을 응축한 책이다. 또한 33년간 우리 민족문화 유산을 찾아다니며 사진작업을 해온 안장헌의 소금땀이 묻어나는 사진이 곁들여져 더 빛을 발한다.
책의 말미에는 우리종의 아름다운 문양과 심오한 종소리에 탄복한 일본이 약탈해간 우리종의 약사를 훑어보면서 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일본 열도에서 망향의 한을 품은 채 울리고 있는 우리종을 살펴본다. 책을 읽다 보면 오늘날 우리를 아연실색케하는 '독도' 문제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을 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