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잘 살아왔다, 안아주고 싶다』는 시 쓰기를 통한 자기 고백의 인생 서사라 할 수 있다.
한명숙 시인은 지나온 삶의 흔적을 돌아보며, 그 시간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와 흔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결국 자신과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으로 나아간다. 그 중심에 이번 여섯 번째 시집의 메타 텍스트인 「안아주고 싶다」가 있다.
또한 「엄마의 빵」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있고, 「나를 살게 하는 것」에는 아버지와 가족의 기억이 있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작품이지만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만든다. 한 편은 부엌에서 시작하고, 다른 한 편은 들판에서 시작한다. 한 편은 빵 냄새와 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기억을 불러오고, 다른 한 편은 논과 아버지의 등, 까치 소리와 된장찌개를 통해 유년으로 돌아간다. 결국 두 작품의 끝에는 같은 것이 남는다. 이를테면 그리움이다. 그 그리움은 단순히 사람을 슬프게 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지속하게 하는 힘으로 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내게 하는 힘으로 귀결되는 시인의 자세가 선명하게 인식되는 부분이다. 그것이 바로 시인이 말하는 ‘나를 살게 하는 것’이며, 긴 생의 끝에서 자신과 타인을 향해 건네는 가장 따뜻한 말, ‘잘 살아왔다, 안아주고 싶다’의 의미일 것이다.
이 시집은 다섯 부('1부/ 한뼘', '2부/ 12분의 상념', '3부/ 안아주고 싶다' , '4부/ 군불', '5부/ 엄마의 빵')로 엮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