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사건과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솔직한 언어로 담아낸 최은경 시인의 시집이다. 총 40편의 작품에는 사랑과 이별, 외로움과 그리움, 가난과 성공에 대한 생각, 나이가 들면서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꾸며 내던 기억부터 외적인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마음까지 다양한 감정이 등장한다. 시인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려는 마음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표현한다.
작품의 소재는 강아지와의 산책,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 오래 사용한 선풍기와 신발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에서 시작해 태양과 낙원, 흡혈귀와 같은 상상적인 대상으로도 확장된다. 길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에는 애정과 책임감이, 낡은 물건을 떠올리는 장면에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담겨 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는 상실감,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느끼는 위축감, 평범한 노동 속에서 발견하는 보람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 낸다. 이러한 작품들은 일상의 경험과 상상을 오가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행복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