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5000만 부 판매의 경이적인 대기록을 세운 심리 추리 소설 대작 『제1의 대죄』는‘미스터 베스트셀러’라는 별명을 얻은 작가 로렌스 샌더스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원칙에 입각한 철저한 수사와 집요한 심리전을 통해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여 궁지로 몰아넣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담아낸다. 작품 속에 묘사된 연쇄 살인범의 ‘묻지 마 살인’ 등 현대 사회의 병리에 관한 통찰은 1973년 초판 발행 이후 지금까지 범죄 심리학자는 물론 일선 경찰들에게도 매우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살인 범죄 수사의 교과서적인 텍스트로 자리잡았다. 『제1의 대죄』의 빅 히트로 작가는 연속적으로 ‘대죄 시리즈’를 출간하여 형사 소설의 굵직한 계보를 이룩했다.
범죄자의 DNA나 행적을 전산화한 현재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작품 속에서 벌어진다.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기 위한 경찰 델러니의 엄청난 노력이 그것이다. 중병을 앓는 아내의 간호에 정성을 쏟느라 은퇴를 결심한 상황에서, 경찰 내부의 권력 암투를 피해 비밀리에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 델러니는 살인범을 찾아내기 위해 사건 현장의 작은 단서 하나조차 끝까지 추적해서 증거로 확보한다. 흉기가 얼음도끼로 추정됨에 따라 시내 모든 등산용품점을 조사하여 고객 수백 명의 명단을 받고, 다시 그 명단과 경찰의 방대한 자료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대조하여 추려낸 수많은 용의자를 심문한다. 이 모든 과정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동원되며, 형사의 우직한 뚝심이 빛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확보하자 교묘한 심리전과 곳곳에 뿌린 기막힌 덫을 통해 범인을 궁지에 몰아넣음으로써, 최종적으로 완벽한 증거를 획득하여 범인이 스스로 자멸하게 만든다. 작가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단조로운 일상에 매몰된 한 남자가 어떻게 끔찍한 연쇄 살인범이 되는지를 긴박하고 리얼하게 묘사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