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옳은 말은 늘 회의에서 질까?”
맥락을 읽고, 신뢰를 얻으며,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법
구글·에어비앤비·오픈AI에서 일해온
센스 전문가의 비즈니스 에센스
회의가 끝날 때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담당자와 일정도 확실히 정해진 것 같았다. 그런데 며칠 뒤 확인해 보니 한 사람은 일을 시작했고, 다른 사람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말을 들었는데 왜 실행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까. 『센스메이커』는 직장에서 반복되는 이 익숙한 장면을 출발점으로, “일을 잘한다”, “센스 있다”와 같은 말의 의미를 다시 묻는 조직행동과 협업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센스’는 분위기를 맞추는 눈치나 타고난 직감에 머물지 않는다. 센스는 현실에 숨어 있는 미세한 차이를 알아차리고, 그 차이가 중요한지 판단한 뒤, 다음 행동을 고르는 능력이다. 이를테면 사업팀은 시장에서의 기회를, 법무팀은 미래의 책임을, 제품팀은 사용자 경험과 일정을 본다. 각자의 정답과 판단에 이유가 있는 만큼, 함께 움직이려면 누가 옳은지를 가리는 데서 나아가 서로의 다른 판단이 만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센스메이커’는 바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이다.
책은 정치적 감각과 전략적 사고에서 시작해 위험에 관한 판단, 이해관계 설계, 부서 간 조율, 이해를 돕는 설명, 문화와 조직의 맥락, 적응과 실행, 위기관리, 윤리와 정직, 실패와 학습까지 열두 개의 현실 속 비즈니스의 장면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장면들과 연결되는 사례들, 예컨대 손 씻기의 효과를 발견한 제멜바이스, 초기 에어비앤비의 생존 전략, 에베레스트의 비극, 화성 기후 궤도선의 실패, 레고 사용자 공동체, 밴 헤일런의 갈색 M&M 계약서 조항, 외과의사 아툴 가완데의 코칭 경험 등을 통해 조직에서 판단이 어긋나거나 연결되는 순간을 살펴본다.
구글, 에어비엔비,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테크기업에서 일해온 저자의 풍부한 현장 경험에 조직행동 연구와 실제 사례를 더하고, 각 장 말미의 ‘센스 창고(Sense Vault)’를 통해서는 실제 회의와 보고, 업무 과정에서 활용할 실용적 질문을 담았다. “이 자료를 받은 사람은 무엇을 시작할 수 있는가”, “어떤 결과가 나오면 계획을 바꿀 것인가”, “해결 시각을 모른다면 언제 다시 알려줄 것인가”와 같은 질문들은 추상적인 역량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게 해준다.
정재승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 김상부 세계은행그룹 디지털·AI 부총재, 윌슨 화이트(Wilson L. White)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공공정책 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추천의 말’을 보내준 32인의 각계 전문가들은, 결국 이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AI가 문서를 요약하고 초안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추론인지, 누구에게 어떤 성과를 약속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센스메이커』는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조직의 실질적 선택에 연결하는 한편, 협업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지 않는다. 반대의견이 들어올 통로, 책임에 맞는 권한과 자원, 회복하고 배울 수 있는 조건도 함께 묻는다. 부서와 조직의 경계에서 한계를 느끼는 실무자와 팀 리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다음 결정을 내려야 하는 관리자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다시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