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래된 미래의 꿈으로부터
2011년 〈시와사람〉으로 등단한 정홍순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새가 그린 판화』가 문학의전당 시인선 412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에 대한 시인의 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장소는 일정한 활동이 이루어지거나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는 한정된 범위의 공간이다. 정홍순 시인에게 그 장소는 최근 개발의 몸살을 앓고 있는, 그가 생활하고 있는 순천이라는 공간이다. 정홍순 시인이 추구하는 저 오래된 미래의 꿈은 그동안 가난하지만 넉넉한 품으로 안아준 공동체적 장소 즉, 존재의 시원이 되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에 있다. 그런 점에서 『새가 그린 판화』는 정홍순 시인이 오래된 미래의 꿈으로 현재의 부조리에 절망하지 않고 삶의 의지를 다지는 시적 분투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