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에 이르는 병』이 진단이라면, 이 책은 치유다! 키르케고르가 “안티-클리마쿠스와 관계가 있다”고 밝힌 실명의 성찬 강화 여섯 편을 한 권에 완역
· 대제사장, 세리, 그리고 세 번 거듭 등장하는 죄지은 여인 ? 절망의 자리에서 성찬대로 이끄는 여섯 개의 초상
· 덴마크어 원전(SKS 11·12권) 직역, 관련 일기와 초고 자료 전부 번역 수록, 『죽음에 이르는 병』과 함께 읽는 해제
『죽음에 이르는 병』은 한국에서 가장 널리 읽힌 키르케고르의 저작이다. 그러나 1849년 7월 이 책을 가명 안티-클리마쿠스의 이름으로 내놓은 키르케고르가, 불과 넉 달 뒤부터 2년에 걸쳐 자기 실명으로 금요일 성찬을 위한 짧은 강화 여섯 편을 펴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성찬대 아래에서』는 『대제사장 · 세리 · 죄지은 여인』(1849), 『하나의 건덕적 강화』(1850), 『금요일 성찬 때의 두 강화』(1851)에 실린 여섯 강화를 한 권에 묶어 덴마크어 원전에서 완역한 책이다.
키르케고르는 일기에 이 강화들이 “안티-클리마쿠스와 관계가 있다”고 적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의 서문은 “전체 책에서 절망은 치료가 아닌 병으로 해석된다”고 밝히며 치유를 일부러 말하지 않고 남겨 둔다. 그 남겨진 자리를 채우는 것이 바로 이 강화들이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진단서라면, 이 책은 처방이요 치유다.
강화마다 한 사람이 독자 앞에 선다. 고난받는 이의 자리에 온전히 서시는 대제사장, 성전에서 “멀리 서서” 가슴을 치는 세리, 그리고 누가복음 7장 47절과 함께 세 번 거듭 등장하는 죄지은 여인이다. 1849년에는 “많이 사랑했다”는 말씀으로, 1850년에는 이야기 전체로, 1851년에는 “적게 사랑한다”는 말씀으로 그녀는 독자를 같은 자리로 이끈다. 마지막 강화는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는 말씀으로 이 모든 것을 묶으며, 양심이라는 “함께 아는 자”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 인간에게 그리스도라는 단 하나의 은신처를 가리킨다.
책의 제목은 1851년 서문의 한 문장에서 왔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로 시작하여 한 걸음씩 나아간 저술 활동이 여기서, 성찬대 발치에서, 결정적인 쉴 곳을 찾습니다.” 수많은 가명과 변증법을 거쳐 온 저자가 마지막으로 선 자리는 강단이 아니라 성찬대 아래였다. 『죽음에 이르는 병』을 철학서로만 읽어 온 독자에게 이 책은 그 나머지 절반이며, 키르케고르 자신이 서 있던 쪽의 절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