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준 사람과 화해하지 마세요. 이제는 나를 먼저 돌볼 시간입니다."
상처를 받으면 화가 나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자신부터 의심한다. 내가 너무 예민했나, 조금 더 참았어야 했나, 그 사람도 힘들었을 텐데 내가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닐까. 마음 한쪽은 분명 아프다고 말하는데, 머릿속에서는 상대를 위한 변명이 밤늦도록 이어진다.
이 책은 관계를 지키느라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서운함을 삼키고, 분노를 누르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살아가는 동안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나간 대화를 자꾸 되짚는 이유, 관계가 불편해지면 자신부터 탓하는 습관,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다 감당하게 된 외로움을 상담 사례와 구체적인 대화 속에 풀어놓았다.
상대를 이해한다고 아팠던 기억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용서했다고 말한 뒤에도 마음은 그 자리에 머물 수 있고, 어렵게 화해한 관계에서 같은 상처를 다시 겪기도 한다. 그러니 서둘러 용서하기 전에 내가 무엇 때문에 아팠는지부터 분명히 알아야 한다. 화가 났다면 화가 났다고, 서운했다면 서운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내 마음을 잃지 않는다.
누군가와 다시 잘 지내기 전에, 그 관계에서 오래 참아온 나를 먼저 만나야 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끝내 듣지 못해도 내 아픔을 인정할 수 있고, 상대가 달라지지 않아도 나는 다른 길을 고를 수 있다. 상처 준 사람에게서 답을 기다리느라 지친 이들에게, 이제는 잃어버렸던 자신의 마음부터 데려오라고 말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