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애 2: 리하르트 바그너 자서전」은 망명자가 된 작곡가가 위대한 작품들을 써 내려가면서도 빚과 실패, 외로움과 싸운 14년의 기록입니다. 제2권은 1850년 취리히 망명 초기부터 1864년 바이에른의 젊은 왕 루트비히 2세가 그를 부르기까지를 담았습니다.
취리히의 조용한 거처에서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를 쓰고,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완성하려는 바그너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그의 앞을 막습니다. 「트리스탄」 상연은 이 극장 저 극장에서 미뤄지고, 파리에서 올린 「탄호이저」는 참담하게 실패합니다. 빈과 러시아 순회로 돈을 마련하려 하지만 빚은 불어 가고, 끝내 빚에 쫓겨 도망치는 신세가 됩니다. 그 곁에는 아내 민나와의 갈등, 마틸데 베젠동크와의 관계, 코지마와 뷜로 부부와의 일이 이어집니다.
그 어두운 시간 사이로 밝은 장면들도 있습니다. 베네치아에서 티치아노의 그림을 보고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쓰기로 마음먹는 순간과, 파리의 호텔 방에서 대본을 써 내려가는 장면, 개 핍스의 죽음 같은 작은 일들이 오래 남습니다. 이야기는 1864년 5월, 빚에 쫓겨 떠돌던 쉰한 살의 바그너를 왕의 비서가 찾아오는 장면에서 끝납니다.
바그너가 말년에 돌아본 이야기라 자기변호와 윤색도 섞여 있으니, 한 걸음 떨어져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