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 출신 시인 딜런 토머스 또한 여느 사람들처럼 시간의 “사슬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지만, 그는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내내 온 힘과 기예를 다해 “바다처럼 노래했던,” 남다른 열정과 재능을 지닌 무척 개성적인 시인이었다. 그의 시 55편을 한곳에 모았다. 『저 좋은 밤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마세요』에.
시인 딜런 토머스의 짧은 생애는 널리 알려진 음주벽과 충동적이고 소란스러웠던 사건들로 점철되었고, 그만큼 정서적 기복도 심했다. BBC 프로그램에서의 매력적인 시 낭송과 1950?53년의 미국에서의 시 낭송 투어를 통해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갔던 그는 마지막이 된 네 번째 투어 중에 무리한 일정에 따른 피로와 과도한 음주로 촉발된 뇌 손상으로 인해 1953년 11월 9일 뉴욕에서 39세의 이른 나이로 사망했다.
그가 생전에 보여준 기행들과 요절로 인해 과대 평가되었다는 비판적 견해들에도 불구하고, 토머스는 엄청난 활력과 아름다움을 지닌, 정서적으로 강렬하고 지적으로 도발적인 많은 시편을 썼던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시인이었다. 여느 사람들처럼 토머스 또한 시간의 “사슬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지만, 그는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내내 온 힘과 기예를 다해 “바다처럼 노래했던,” 남다른 열정과 재능을 지닌 무척 개성적인 시인이었다.
토머스는 시에서 자신의 개성을 가능한 한 배제하거나 객관화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도 않았고, 특정한 이념적 입장이나 당대의 정치적·사회적 문제들로부터도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했다. 그는 자연에서 빌어온 원형적 이미지들을 활용한 감각적 묘사와 활기찬 리듬을 통해 강렬한 주관적 정서와 독특한 직관적 인식을 표현했다.
토머스는 비록 고등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어릴 때부터 성서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친숙했고 영문학뿐 아니라 프랑스 상징주의 시와 초현실주의 시를 비롯한 서구 문학예술 전반과 프로이트의 저작 등에 대한 폭넓은 독서와 습작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시적 기예를 갖춘 시인으로 성장했다. 특히 존 던의 시와 산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와 판화, G. M. 홉킨스와 D. H. 로렌스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아르튀르 랭보의 시,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들은 그의 언어관과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많은 시편이 보여주듯이, 토머스를 매혹한 것은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그 소리와 빛깔과 형체와 음영 등 그것이 지닌 온갖 잠재력과 가능성의 총화였다. 그에게 단어는 외부 대상을 표상하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물리적 세계의 감지될 수 있는 그 모든 풍요로움을 담고 있는 하나의 실체였다. 특히 이 세계의 사물과 사건과 상황은 그의 시에서 기발한 초현실적 상황 설정과 자유 연상에 따른 급격한 장면 전환, 독특한 언어적 방식을 통해 표현되고 있어 매력적인 만큼 난해하기도 하다.
한 비평가의 표현을 빌자면, “애초부터 자신 안에 가장 먼 곳의 별을 지닌” 토머스는 자신의 시에서 인간과 자연의, 세대와 세대의, 성스러운 것과 인간적인 것의, 육체와 정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과 죽음의 동일성 또는 일체성의 영광과 경이로움을 은유들과 이미지들과 진술들의 복합적인 패턴을 통해 경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