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온 새댁이 나물 이름 서른 가지를 모르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옛날, 나물이 민중들의 삶과 얼마나 가까이 붙어있었는지 일러준다.
는 야생화로만 알고 있는 들풀들이 봄날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옛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먹을거리였는지를 할머니들의 입으로 들려주고 있다.
안동시 길안면에 사시는 김수연 할머니(68)는 그때를 이렇게 떠올린다.
“나물죽만 먹으면 붓는다카이. 얼굴이 막 푸석해. 칠기(칡) 뿌리 막 캐가 뚜드리가 그거 가지고 해먹고 이랬다카이. 그래가 먹고 살았어. 우에(어떻게) 그코(그렇게) 못살았을꼬.”
“옛날에는 쌀을 한 줌 넣고 그 나물 한 재이(주먹)를 마구 솥에다가 틀어넣고, 겉은 솥, 검은 거 쇠솥, 그런 데다 틀어 여가(넣어) 막 그렇게 해서 먹었다. 오새사 양념(별식)으로 먹잖아.”
봄날 아이들은 어른들을 따라, 친구들과 어울려 산나물을 하러 다니며 글자보다도 먼저 산나물의 얼굴을 익혔다. 언제쯤 어디로 가면 어떤 나물이 나는지 배우고, 숲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서로 부르며 다녀야 한다는 것이 삶의 공부였다. 먹는 나물과 못 먹는 나물을 가려 집에 와서 삶고 우려, 말려서 다시 겨울이 올 때까지 잘 보관했다가 이 묵나물로 겨울을 나고, 새 나물이 날 때까지 봄을 견디는 것이다. 사람과 산나물이 어울려 산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산나물의 참 얼굴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