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죄가 이토록 아름다운가』는 자연과 사랑, 유년의 가난과 부모의 삶, 신앙과 인간에 대한 연민을 길어 올린 이용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총 72편의 시는 ‘꽃을 보려 하면 꽃이 보이고’, ‘사랑보다 슬픈 게 어디 있으랴’, ‘어머니라 쓰고 밥이라 읽으며…’, ‘죽어라 사랑하면 슬픔의 샘은 깊어지네’라는 네 개의 부를 따라 흐른다. 시인은 꽃과 나무, 바람과 강물 같은 자연에서 생명의 꿈틀거림을 발견하는 한편, 사랑과 그리움, 상처와 이별을 짧고 응축된 언어에 담는다. 첫사랑을 깎지 못한 연필심에 빗댄 「흑심黑心」에서부터 독초라 불리는 존재 앞에 무릎 꿇는 「투구꽃」까지, 작고 낮은 것들을 향한 시선에는 애틋한 온기가 배어 있다.
시집의 한가운데에는 충남 예산의 흙냄새와 가난했던 유년, 가족의 기억이 깊게 자리한다. 평생 낫질하며 살아온 아버지의 노동과 상처를 되새기는 「아버지의 낫」, 어머니를 생명을 이어 주는 ‘밥’과 겹쳐 놓은 「‘어머니’라 쓰고 ‘밥’이라 읽습니다」, 가마솥 한편의 귀한 쌀밥과 꽁보리밥을 통해 옛 식구들의 풍경을 되살리는 「우리 집 언덕밥」은 한 개인의 추억을 넘어 부모 세대가 지나온 삶을 불러낸다. 콩나물과 김장 배추, 똥지게와 오줌 같은 투박한 생활의 소재까지 시 안으로 들어오며, 하찮아 보이는 것에서도 생명의 순환과 삶의 존엄을 찾아낸다.
삶의 후반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자신의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이의 아픔을 향한다. 「바닥을 생각하다」에서는 바닥을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의 자리로 뒤집어 바라보고, 「나의 등을 밟고서라도」에서는 누군가 삶을 완주할 수 있다면 자신의 등을 징검돌로 내어 주겠다고 말한다. 마지막에 놓인 「기쁨이여, 우연이라도 슬픔을 만나면」은 사랑이 깊을수록 슬픔 또한 깊어진다는 역설을 통해, 아픈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섣부른 위로보다 묵묵히 들어 주는 일임을 이야기한다. 결국 『무슨 죄가 이토록 아름다운가』가 향하는 곳은 상처를 지워 버린 삶이 아니라 그 상처까지 끌어안으며 다른 존재에게 손을 내미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