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세계와의 약속을 깬 그 일요일 밤, 달러의 진짜 역사가 시작됐다.
1971년 8월 15일, 금 1온스를 35달러에 바꿔 주던 창구가 닫혔다. 이틀 전 메릴랜드 산속 산장에 모인 열다섯 명이 내린 결정이었다. 닉슨은 일시적 정지라고 발표했지만, 창구는 다시 열리지 않았다. 그날부터 달러의 값을 정한 것은 금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 믿음은 몇 번이나 무너질 뻔했다. 연휴 주말 아침 예고 없이 열린 볼커의 금리 회의, 월가 금융사 수장들이 리버티 스트리트 33번지로 불려 온 리먼의 주말. 그리고 2022년 11월의 어느 수요일, 샌프란시스코의 한 회사가 문장으로 답하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닷새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
오늘 미국의 국가 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었고, 이자로만 하루 33억 달러가 나간다. 그래도 세계는 달러를 놓지 못한다. 왜일까. 그 답을 알면 금리와 환율, 관세 뉴스가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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