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보이고, 이제야 향유한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은 한때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사랑받았지만, 끝까지 읽은 독자는 많지 않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낯선 지명과 인명, 성경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 르네상스 명화까지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 벽을 낮추고, 괴테가 20개월 동안 이탈리아에서 보고 느낀 것을 따라가는 교양 안내서입니다.
저자는 괴테가 남긴 흔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탈리아 도시 열여덟 곳을 걸었습니다. 하루에 세 도시를 돌기도 했고, 닫힌 성당 앞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사진과 현장에서 얻은 이야기로, 괴테가 무엇을 보았고 왜 감탄했는지를 쉽게 풀어 줍니다.
괴테의 눈길이 머문 곳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산과 화산 같은 자연, 신전과 성당과 그림 같은 예술, 그리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삶입니다. 이 책도 그 세 가지를 따라 여행합니다. 『파우스트』, 『로마의 비가』, 『이피게니에』 같은 괴테의 작품과 이탈리아 현장을 이어 주는 것도 이 책의 매력입니다. 이탈리아에서 "뼛속 깊이 변화"했다고 말한 괴테처럼, 떠남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야 보이고, 이제야 향유한다." 괴테가 로마를 떠나기 전 남긴 이 말처럼, 괴테는 이탈리아에서 보는 법을 배웠고, 저자는 괴테를 따라 걸으며 그 눈을 배웠습니다. 이제 독자 여러분이 괴테와 함께 걸을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