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견디는 힘과 11편의 밤
경희사이버대 문창과 출신들의 앤솔로지
잉걸북스에서 출간하고 있는 소설무크 단행본의 세 번째 권으로 『별의 바다』가 출간됐다. 11편의 단편을 1부 ‘보라가 될 때까지’와 2부 ‘별을 그리는 밤’으로 나누어 묶었다. 수록 작가들은 대부분 소설을 늦게 시작한 신인으로,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과의 학부와 대학원 출신들로 소설 창작 동인 활동을 공유하는 이들이다. 노영관·정희·이아린·원경란·박정순·배미경·오혜·조선희·허지영·박주웅·채수인 등 열한 명이 각기 한 편씩을 실었고, 발문은 창작 강의를 맡았던 소설가 신승철이 작성했다.
『별의 바다』는 사회의 주변부에 선 인물들이 상실과 트라우마를 안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11편의 앤솔로지다. 특히, 무명 배우, 비정규직 노동자, 계약직 교사, 세신사, 청년, 펜션 청소원, 무당의 딸, 이민자 등 ‘경계인’의 삶을 전면에 세운다. 사별과 질병, 난임, 이혼, 학대의 트라우마가 사건이 아니라 인물을 규정하는 조건으로 놓이고, 그 안에서 피붙이가 아닌 ‘식구’(「별의 바다」), 조손 가정과 대리 모성(「사과 한 개」), 스승과 제자(「제자의 제자의 제자」) 같은 새로운 관계가 가족의 자리를 대신한다. 모래, 토마토, 사과, 라이터, 시계, 잉어 같은 사물이 상징으로 반복되며, 현재와 회상을 교차시키는 구성과 현실에 스며드는 환상적 요소가 동시대 한국 단편의 감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