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고, 하나의 사회이자 생태계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새로운 세계와 색다른 인간 유형을 만나기도 하고, 온갖 희로애락을 경험하기도 한다. 단순히 교과목을 배우는 곳, 사회로 나가기 전의 준비 단계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 바로 ‘학교’라는 공간이다. 《그래도 학교니까!》는 나오키 상 수상 작가인 츠지무라 미즈키가 학교라는 복잡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십대들의 미묘한 감정과 교류를 그린 세 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와 학교에 흐르는 숨 막히는 정서를 치밀하게 묘사하기로 정평이 난 작가의 작품답게 행간에서 생생한 리얼리티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는 등장인물을 통해 조금씩 맞물려 있어서, 다 읽고 나면 퍼즐 조각을 맞춘 것처럼 전체 그림이 드러나 여운과 감동이 배가된다.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비롯해, 도서관에서 찾은 구조 요청 같은 쪽지로 시작된 비밀스러운 펜팔, 영화제에 출품할 작품의 여주인공을 섭외하기 위해 어릴 적 읽었던 책의 결말을 찾아 헤매는 요절복통 모험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십대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를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시간과 삶의 영속성까지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십대 시절에나 느낄 수 있는 일상의 감성, 막연한 불안과 희망, 그럼에도 생기 넘치는 ‘청춘의 오늘’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서툴지만 뜨겁고, 투명하지만 강단 있는 십대 시절의 한 자락을 공감하거나 그리워하며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