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얻었다. 국회와 대통령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손에 쥔 그 밤, 지지자들은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아흐레 사이, 당원이 뽑은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의 거리를 해명해야 했고, 곧 자리를 내려놓았다. 같은 달, 이재명을 함께 지켜 온 사람들은 ‘문조털래유’와 ‘한강새똥돼주길’ 같은 멸칭을 주고받으며 둘로 갈라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진보층의 국정 긍정률은 5월 91퍼센트에서 9월 둘째 주 63퍼센트로 떨어졌다.
이 책은 그 균열의 장면들을 기사와 공개 자료로 하나씩 기록한다. 보수 출신 인사의 기용, 검찰개혁의 속도 조절, 평택을 재선거의 패배, 원전과 세금 정책의 우클릭, 당대표의 퇴진과 전당대회, 진보 유튜브의 분열, 대통령의 X 계정에서 벌어진 일까지. 누가 무엇을 의도했는지 단정하는 대신, 누가 그 자리에 있었고 누가 무슨 말을 했으며 그 말이 어떻게 읽혔는지를 따라간다.
기록에 그치지 않고 그 장면들을 설명하는 개념도 함께 놓는다. 실망한 지지자가 떠나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이유는 앨버트 허시먼의 ‘이탈과 발언’으로, 같은 편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꼬리표는 하워드 베커의 낙인 이론으로, 반대편 인사를 끌어들이는 ‘통합’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변형주의로 읽는다. 대통령이 말해 온 ‘구조적 다수’라는 계산은 오토 키르히하이머의 포괄정당론과 브라질·유럽·미국의 사례에 비추어 본다. 책 끝에는 본문에 나온 사회학·정치학 개념 스무 개를 따로 정리했다.
글쓴이는 정치시사 유튜브 ‘사무리 라이브’를 운영하며 이재명을 지지해 온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은 반대편의 공격이 아니라 지지자의 요구다. 탄압의 시간에 그를 지킨 이유와 지금 그를 비판하는 이유가 같다는 것, 우리가 따른 것은 사람이 아니라 가치였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진보 정권으로 돌아가는 아홉 가지 길을 제시한다.
2028년 4월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이 기록이 훗날 진보의 몰락을 설명하는 첫 장으로 읽힐지, 몰락을 막아 낸 한 시기의 경고로 읽힐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그러나 총선의 표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