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존 방정식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과 AI 기술 통제
‘해방의 날’에서 AI ‘미토스 충격’까지
‘비협조 게임’으로 바뀐 국제 질서…
글로벌 공공재에서 ‘클럽재’로 전환
‘AI 스택’과 ‘초크포인트’ 둘러싼 패권
『AI 시대 신사회 계약_트럼프의 AI 패권 게임과 소득 불평등 해법』(35,000원, 인문공간)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선언과 미국 정부의 첨단 AI 모델 접근 통제, AI 시대의 일자리와 불평등 문제를 하나의 구조에서 나온 현상으로 해석한 경제 안보 연구서다. 이 구조를 읽는 열쇠는 게임 이론의 ‘비협조 게임’이다. 저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경제안보정책 자문위원이자 홍익대 교수인 최계영(경제학부) 박사다.
저자는 책에서 2025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해 일방적 관세를 선언한 ‘해방의 날’은 상호 호혜와 협조를 전제로 한 국제 질서의 종언을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본·EU는 15% 관세와 더불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LNG 구매를 약속했다. 이를 두고, 저자는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니라, 달러 기축 통화와 안보 우산 같은 글로벌 공공재의 비용을 우방에게 분담시키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앞으로는 글로벌 공공재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비용을 부담하는 회원만 사용하게 하는 ‘클럽재’로 바꾸는 것이다. 이 질서에서는 우방 사이에도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며, 중립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에 가까워진다.
저자는 AI 스택을 새로운 게임의 최전선으로 규정한다. 2026년 6월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미토스 5’의 외국인 접근을 통제한 사건은 우방국에도 첨단 기술이 지정학적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모델, 데이터센터, 전력, 해저케이블, 희귀 광물, 규범까지 포괄하는 ‘AI 스택’을 살펴보면서, 미국과 중국이 어떤 초크포인트를 쌓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AI 모델 증류 논란, 미국의 ‘AI 안보 우산’에 의존할 때의 이익과 종속 위험, 중국의 오픈 웨이트 전략도 다뤘다.
또 중견국은 풀 스택을 갖추기 어려우므로 현실적인 선택지가 필요하다며 전략적 선택에 대해 조언한다. 한국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와 대규모 클러스터 투자를 레버리지로 삼고, 미국 ‘AI 안보 우산’과 자국의 ‘소버린 AI’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권한다. 저자는 위험은 분산하되 미국 쪽으로 기울어지는 ‘기울어진 위험 회피’로 갈 필요성을 강조한다.
최계영 저자는 AI 패권 경쟁이 혁신 속도를 높일수록 자본과 AI 고숙련 노동, AI 때문에 소외되는 계층 사이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문제의 핵심은 ‘AI가 일자리를 없애느냐?’보다 ‘충격이 닥치는 속도가 사회가 이를 흡수하는 속도를 넘어서느냐?’에 있다고 짚는다. 2026년 7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6명과 AI 업계 인사들이 “지금 행동해야 한다.”라고 촉구한 성명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한다.
그 해법으로 정치적 주고받기, 곧 ‘로그롤링’을 내세운다. 갈등이 양극단으로 갈린 사회에서는 어정쩡한 중간 타협이 오히려 모두가 싫어하는 결과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AI 혁신 기업은 규제 완화, AI 고숙련 계층은 부담 전가를 피하는 일, 소외 계층은 사회안전망 확충을 얻는 식으로 각 집단의 최우선 의제를 패키지로 맞바꾸자고 제안한다. 그런가 하면 기본소득, 국부펀드, 로봇세, 노동 증강형 기술 지원 등 재분배 대안의 장단점도 비교하면서, 위기 단계에 따른 기여와 보상이 자동으로 커지는 조건부 계약 설계를 제시한다.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배제 문제를 출발점으로 한 ‘청년 미래 지원 패키지’ 시나리오를 그렸다.